절대 상온 보관하지 마세요…’이 음료’ 3일이면 변질돼 식중독 걸립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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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든 식혜, 3일 내 섭취
발효 막으려면 끓인 후 냉장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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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 / 게티이미지뱅크

식혜는 명절 상차림이나 한식당 후식으로 익숙한 전통 음료지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제로 슈가 제품이나 호박·배를 넣은 변형 레시피가 인기를 끌면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마시는 사람들도 늘어났는데, 문제는 보관 방법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시판 식혜는 멸균 포장으로 상온에서 1년 이상 두어도 괜찮지만, 가정에서 만든 식혜는 냉장고에 넣어도 3-4일 안에 마셔야 안전하다.

이는 발효 음료 특성상 상온에 두면 미생물이 빠르게 증식하면서 신맛이 나고 끈적한 점액이 생기기 때문인데, 이때 냉장 보관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엿기름이 밥을 달게 만드는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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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식혜는 보리 엿기름과 쌀밥, 물만으로 만드는 비알코올 발효 음료다. 엿기름에는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들어 있어 밥의 전분을 말토스 같은 당으로 쪼개는데, 이 과정을 당화라고 부른다.

가정에서 식혜를 만들 때는 전기밥솥의 보온 기능을 이용해 60-65도를 4-8시간 정도 유지하면서 효소가 활발하게 작용하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온도가 핵심인데, 너무 뜨거우면 효소가 파괴되고 너무 낮으면 당화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는 밥알이 5-10개 정도 떠오르면 당화가 잘 되었다고 보지만, 이는 민간에서 전해 내려온 기준이라 집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당화가 끝나면 내용물을 한 번 끓여 효소와 미생물을 불활성화한 뒤 설탕이나 대체 감미료로 단맛을 조절하고, 완전히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당류 함량이 높아 섭취량 조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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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 / 게티이미지뱅크

식혜는 쌀과 설탕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당류 함량이 높은 편이다. 시판 제품 기준으로 100mL당 약 9-12g의 당류가 들어가며, 한 캔(238-340mL)을 마시면 당류 20-30g을 섭취하게 된다.

이는 일반적인 탄산음료와 비슷한 수준이므로, 혈당이나 체중 관리가 필요한 경우 전체 음료 섭취량 안에서 양을 조절해야 한다.

게다가 엿기름에는 전분과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포함되어 있어 전통적으로 식후 음료로 즐겨 마셨지만, 이것이 소화 불량이나 특정 증상을 직접 치료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최근에는 에리스리톨이나 알룰로스 같은 대체 감미료를 사용한 제로 식혜가 출시되면서 당류와 열량을 크게 낮춘 제품도 선택할 수 있지만, 완전히 0칼로리는 아니며 제품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냉장 보관과 변질 징후 구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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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든 식혜는 끓인 뒤 식혀서 깨끗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 안쪽 깊은 곳에 보관해야 한다. 보통 3-4일 안에 마시는 것이 안전하며, 위생 상태와 당도에 따라 5-6일까지 가능하다는 레시피도 있지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반면 시판 식혜는 멸균 포장을 거쳐 상온에서 최대 18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는데, 이는 제조 과정에서 고온 살균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시판 제품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실온 진열이 가능하지만, 가정용 식혜는 살균 단계를 거치지 않아 미생물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만약 식혜에서 평소와 다른 시큼한 냄새가 나거나 밥알이 끈적끈적해지고 용기 뚜껑이 부풀어 오른다면 과발효나 부패가 진행된 것이므로 즉시 폐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색이 탁해지거나 비정상적인 거품이 생기는 것도 변질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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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 / 게티이미지뱅크

식혜를 제대로 즐기는 핵심은 당류 정보를 알고 보관 안전을 지키는 데 있다. 전통 음료라는 이미지 때문에 건강에 무조건 좋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당 함량이 높고 보관이 까다로운 음료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다만 이런 특성을 이해하고 냉장고에 제대로 보관하며 적정량을 즐긴다면, 식혜는 여전히 훌륭한 후식이자 디저트 음료로 자리할 수 있다. 작은 주의만으로도 안전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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