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팸을 우유에 잠깐 담갔다가 구우면 맛이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적 있다. 짠맛이 줄고 더 고소해진다는 후기가 많은데, 실제로 어떤 원리인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팸 클래식은 1회 제공량(56g) 기준 나트륨이 750~790mg으로, 성인 일일 권장량(2,000mg)의 약 37~40%에 해당한다.
총 지방도 15~16g이라 한 끼에 먹는 양치고는 나트륨과 지방 부담이 적지 않다. 우유 침지가 이 수치 자체를 낮춰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향미와 식감 면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생긴다.
우유 속 카제인이 향미를 바꾸는 원리

우유에는 카제인이라는 단백질이 풍부한데, 이 성분은 소수성 구조를 가져 표면의 이취 성분을 흡착하는 특성이 있다. 생선이나 육류의 잡내를 우유로 잡는 조리법이 오래전부터 쓰인 것도 같은 원리다.
스팸의 강한 가공육 향이 우유에 5분 정도 담그면 다소 부드러워지는 것은 이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스팸을 직접 대상으로 한 실험 데이터는 없고, 짠맛 인지가 완화되는 것도 나트륨이 우유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인 변화에 가깝다.
고소한 맛이 강해지는 부분은 좀 더 명확한 근거가 있다. 우유의 유지방과 단백질이 마이야르 반응의 재료인 환원당과 아미노산을 추가로 공급하면서, 구울 때 고소한 향미가 더 강하게 형성된다.
5분이 적당한 이유와 굽는 방법

담그는 시간은 5분이 적당하다. 그보다 오래 두면 수분을 지나치게 흡수해 식감이 물러지고, 구울 때 바삭함이 살지 않는다.
꺼낸 뒤에는 키친타월로 표면 수분을 충분히 닦아내는 것이 핵심인데, 수분이 남은 상태에서 팬에 올리면 마이야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고소한 향미가 약해진다.
약불에서 중불 사이로 천천히 구우면 표면이 고르게 익으면서 원하는 식감을 얻기 좋다. 우유에 담갔다 꺼낸 뒤 남은 우유는 단백질과 지방이 혼입되어 있으므로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나트륨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려면

우유 침지만으로는 나트륨 수치가 줄지 않으므로, 섭취량 자체를 조절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뜨거운 물에 잠깐 데치면 수용성 나트륨 일부가 빠져나오기는 하지만 식감 변화를 감수해야 한다.
처음부터 나트륨을 약 25% 줄인 라이트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게다가 칼륨이 풍부한 양파나 애호박, 달걀 같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나트륨 배출을 보조하는 효과가 있어 식약처 나트륨 저감 가이드에서도 채소 병용을 권장하고 있다.
우유 침지의 핵심은 나트륨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향미 구조를 바꾸는 데 있다. 기대치를 맞게 잡으면 꽤 쓸 만한 조리 기법이다. 재료값도 시간도 많이 드는 방법이 아니다. 우유 한 컵에 5분, 닦고 굽는 것만으로 같은 스팸이 조금 다른 맛을 낸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