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애플의 매력과 효능
씨앗과 껍질의 ‘아노나신’ 독성 반드시 주의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맛있는 과일”이라는 찬사를 받은 열매가 있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극찬한 것으로 유명한 이 과일은, 정확히는 같은 속에 속한 ‘체리모야’로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황홀한 맛으로 미식가들을 사로잡는 열대 과일, 바로 석가(釋迦)다.
울퉁불퉁한 외관이 마치 부처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졌지만, 기묘한 생김새 때문에 어떤 이들은 ‘악마의 열매’라 부르기도 하는 두 얼굴의 과일이다.
국제적으로는 슈가애플(Sugar Apple) 혹은 스위트솝(Sweetsop)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 지역이지만, 현재는 대만,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널리 재배된다.
특히 늦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제철이라, 이 시기 동남아를 여행하는 이들이라면 현지 시장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다. 하지만 그 치명적인 달콤함을 맛보기 전, 우리는 이 과일이 품고 있는 중요한 비밀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설탕을 머금은 듯한 압도적인 단맛

슈가애플이라는 이름처럼, 석가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인 단맛이다. 평균 당도가 25브릭스(Brix)에 달하는데, 이는 14~17브릭스인 파인애플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잘 익은 석가는 껍질이 부드러워져 손으로 살짝 힘을 주면 쉽게 쪼갤 수 있다. 드러난 유백색 과육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크림 같은 질감을 가졌다.
단맛이 매우 강렬하지만, 그 속에 열대 과일 특유의 향긋한 풍미가 숨어있어 한번 맛보면 잊기 힘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독특한 외관은 여러 개의 암술(심피)이 각각 자라나 마지막에 하나로 합쳐지는 취과(aggregate fruit)이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울퉁불퉁한 껍질의 각 돌기는 작은 열매 하나에 해당하며, 그 안에는 까맣고 윤기 나는 씨앗이 하나씩 박혀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 수칙: 씨앗과 껍질의 신경독소 ‘아노나신’

황홀한 맛에 취하기 전, 가장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석가를 포함한 아노나과(Annonaceae) 식물의 씨앗과 껍질에는 아노나신(Annonacin)이라는 강력한 신경독소(neurotoxin)가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에 장기간 다량 노출될 경우,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비정형 파킨슨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석가를 섭취할 때는 안전한 과육만 즐기고, 씨앗과 껍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씨앗을 실수로 삼키거나, 껍질까지 주스나 셰이크에 함께 갈아 마시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달콤한 과육은 자연의 선물이지만, 씨앗과 껍질은 인간이 피해야 할 명백한 경고 신호임을 명심해야 한다.
달콤함 속에 담긴 영양학적 가치

엄격한 안전 수칙만 지킨다면, 석가의 과육은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소로 가득하다.
미국 농무부(USDA) 데이터에 따르면, 슈가애플 100g에는 비타민 C가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40%에 달할 정도로 풍부해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
또한, 풍부한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드러운 과육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부처의 자비로운 얼굴과 악마의 위험한 속삭임을 동시에 품은 과일, 석가. 그 정체를 제대로 알고 나면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동남아 여행길에서 초록빛 울퉁불퉁한 과일을 만난다면, 씨앗과 껍질에 담긴 자연의 경고를 존중하며 크림처럼 달콤한 과육만 즐겨보자. 잊지 못할 미식의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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