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안 고픈데 자꾸 먹게 된다…’이 음식’ 2주만 먹어도 식욕 통제 능력 무너집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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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1세만 배 안 고파도 과식, 뇌 발달 미완성 영향

 청소년
청소년 / 게티이미지뱅크

라면, 냉동피자, 과자 같은 초가공식품을 2주만 먹어도 10대 후반 청소년의 식욕 통제 능력이 무너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18~21세는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눈앞의 간식을 습관적으로 집어 먹는 현상이 관찰됐다.

반면 22~25세는 동일한 식단을 먹어도 식욕 조절에 큰 차이가 없었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 연구팀이 2025년 11월 19일 국제 학술지 《비만(Obesity)》에 발표한 내용으로, 그 원리를 살펴봤다.

영양 성분 동일해도 가공 방식 자체가 식욕 교란

냉동피자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연구팀은 최근 6개월간 체중 변화가 없는 18~25세 성인 27명을 대상으로 2주씩 교차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초가공식품 중심 식단(열량의 81%)과 자연식품 중심 식단을 번갈아 섭취했는데, 두 식단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당류, 섬유질 등 22가지 영양 성분을 철저히 동일하게 맞췄다.

초가공식품이 “설탕과 지방이 많아서” 나쁘다는 기존 가설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가공 방식’만을 변수로 둔 것이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영양 성분이 똑같음에도 불구하고, 18~21세 그룹은 초가공식품 식단을 먹은 뒤 뷔페에서 평소보다 더 많이 먹었고,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도 간식을 더 자주 집어 먹었다.

이는 초가공식품의 ‘가공 구조’나 첨가물 자체가 뇌의 식욕 조절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다. 반면 22~25세 그룹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버지니아 공대 알렉스 디펠리체안토니오 교수는 “초가공식품이 특정 연령대의 뇌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뇌 발달 단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연구팀은 단순히 “초가공식품이 나쁘다”는 것을 넘어, “누구에게, 왜 더 위험한가”를 밝혀낸 셈이다.

18~21세는 충동 조절 뇌 영역 미완성 상태

라면
라면 / 게티이미지뱅크

18~21세는 법적으로 성인이지만, 뇌과학적으로는 전전두엽(충동 조절 담당)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후기 청소년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보상 관련 뇌 회로가 여전히 성숙 중이라 초가공식품이 주는 즉각적인 쾌락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가공식품은 단맛, 짠맛, 기름진 맛이 극대화되도록 설계돼 있어 뇌의 보상 회로를 강하게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포만감을 느끼더라도 뇌가 “더 먹고 싶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게 되는데, 전전두엽이 아직 미성숙한 18~21세는 이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과식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22~25세는 뇌가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들어 충동 조절 능력이 강화되면서 초가공식품의 유혹을 더 잘 이겨낼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 지원을 받아 뇌 영상을 통해 이러한 식욕 변화가 뇌의 어떤 영역과 회로 변화로 인해 일어나는지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10대 후반, 초가공식품 섭취 최소화해야

라면 먹는 청소년
라면 먹는 청소년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초가공식품이 특히 10대 후반에게 위험하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대학 입학 후 자취를 시작하거나 편의점 음식에 의존하는 18~21세 청년들이 많은 현실을 고려하면, 이 시기의 식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18~21세는 가능한 한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채소, 과일, 통곡물, 생선 같은 자연식품 위주로 식단을 구성할 것을 권장한다.

만약 초가공식품을 먹어야 한다면 한 끼가 아닌 간식 정도로만 제한하고, 식사 시간을 정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배가 고프지 않을 때는 간식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보관해 충동적 섭취를 줄이는 것도 효과적이다.

과자
과자 / 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이번 연구는 2주간의 단기 실험이라는 한계가 있어, 장기간 초가공식품을 섭취했을 때 뇌에 어떤 영구적 변화가 생기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초가공식품을 2주간 섭취한 18~21세는 영양 성분이 동일한 자연식품을 먹었을 때보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과식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초가공식품의 자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22~25세는 동일한 식단에도 식욕 조절에 차이가 없었으므로, 10대 후반은 특히 초가공식품 섭취를 최소화하고 자연식품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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