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관세 37.3%에서 0%로 뚝…’수입 식재료’ 가격은 그대로인 이유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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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고기 관세 완전 철폐

미국산 소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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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4년 만에 미국산 소고기 관세가 완전히 철폐됐다. 2012년 37.3%였던 관세율이 매년 2.6%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하돼 2026년 1월 1일부로 0%가 된 것이다. 이번 관세 철폐로 소고기를 포함한 45개 농축산물의 수입 가격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산 소고기는 2025년 1~11월 기준 21만8,383톤이 수입되며 전체 수입량의 45.2%를 차지했다. 관세 철폐로 수입 업체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되지만, 환율과 물류비 상승으로 당장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게다가 중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로 글로벌 공급 축소 가능성도 있어 가격 변동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매년 2.6%포인트씩 인하된 14년 관세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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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는 2012년 3월 15일 발효됐으며, 당시 미국산 소고기에는 37.3%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후 매년 2.6%포인트씩 균등하게 감축돼 2025년에는 1.2~4.8% 범위의 관세가 적용됐다. 2026년 1월 1일부터는 관세율이 0%로 완전히 철폐돼 14년간의 단계적 관세 인하가 마무리된 셈이다.

미국산 소고기는 2024년 한 해 동안 22만1,629톤이 수입되며 전체 수입량의 48.1%를 기록했다. 2025년 1~11월에는 21만8,383톤이 수입돼 45.2% 점유율을 보였으며, 호주산(35.3%)과 뉴질랜드산(11.8%)을 크게 앞섰다. 특히 냉장육 수입량이 증가하며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고기 외에도 우유, 치즈, 란, 감귤, 호두, 땅콩, 마늘, 양파 등 총 45개 농축산물의 관세가 함께 철폐됐다. 이 덕분에 수입 업체들은 연간 수억 원의 관세 부담을 덜게 됐으며, 가격 인하 여력이 생긴 셈이다.

환율·물류비 상승이 가격 인하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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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철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체감 가격 인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25년 소고기 가격은 9월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12월 물가 상승률이 8.0%를 기록했으며, 이는 9월(2.2%)보다 약 3.6배 높은 수치다. 2026년 1월 기준 냉동 갈비 100g당 가격은 4,553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입 단가 상승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해상 운임과 항공 화물비도 함께 오르며 물류비 부담이 가중됐다. 관세 절감액이 환율과 물류비 상승분을 상쇄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한편 2026년 1월부터 중국이 미국산 소고기에 55% 추가 관세와 쿼터 제한을 적용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소고기 공급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 시장의 가격 변동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0개월령 이상 수입 제한은 여전히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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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철폐와 무관하게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는 수입이 제한된다. 이는 광우병 안전성과 관련된 비관세 장벽으로, 한미 FTA와 별개로 유지되는 조치다. 소비자들은 30개월령 미만의 소고기만 구매할 수 있으며, 이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검역 기준인 셈이다.

이외에도 2027년 1월 1일부터는 설탕, 2028년 1월 1일부터는 포도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한미 FTA는 발효 후 15~16년에 걸쳐 주요 농축산물의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미국산 소고기 관세 철폐는 14년간의 단계적 인하 끝에 이뤄진 성과다. 수입 업체들의 비용 절감 여력이 생겼으며, 45개 농축산물이 함께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됐다. 다만 환율과 물류비 상승으로 단기 가격 인하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중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로 글로벌 공급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어 가격 변동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30개월령 이상 소고기는 여전히 수입이 제한되며, 2027년부터는 설탕과 포도도 단계적으로 무관세 품목에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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