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폐 건강, 생선보다 이게 낫다?” 최근 연구로 드러난 ‘이 견과류’의 효능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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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 속 ALA, 폐 염증 반응 완화
오메가-3, 폐 기능 저하 속도 늦춰

호두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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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식품에서 유래한 오메가-3 지방산은 체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필수 영양소다. 이 식물성 오메가-3의 대표적인 공급원이 바로 뇌 건강 식품으로 잘 알려진 호두다.

호두가 뇌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호두에 풍부한 이 성분이 폐 기능을 튼튼하게 유지하고 만성 폐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도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폐 기능 저하 속도 늦춘 오메가-3

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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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메가-3 지방산이 폐 건강에 긍정적이라는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됐다. 미국 코넬대학교 영양학과 연구팀은 오메가-3 지방산 섭취가 만성 폐 질환 위험 감소와 강한 연관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두 가지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했다. 미국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NHLBI)가 지원하는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건강한 미국인 약 1만 5천 명의 데이터를 평균 7년, 최장 20년간 추적 관찰했다. 또한 영국 바이오뱅크가 보유한 50만 명 이상의 유럽인 샘플 유전자 분석을 병행해 신뢰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 혈중 오메가-3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폐 기능이 저하되는 속도가 유의미하게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이나 암 예방과 식단의 중요성은 많이 알려졌으나, 만성 폐 질환과의 연관성은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이번 연구는 오메가-3를 포함한 건강한 식단이 폐 건강 유지에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ALA, DHA, EPA의 역할과 차이점

호두
호두 / 게티이미지뱅크

오메가-3 지방산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알파리놀렌산(ALA), 에이코사펜타엔산(EPA), 그리고 도코사헥사엔산(DHA)이다. 코넬대 연구를 포함한 다수 연구에서 가장 강력한 폐 보호 효과를 보인 것은 주로 등 푸른 생선(고등어, 연어 등)에 풍부한 DHA와 EPA였다.

반면 호두, 아마씨, 들기름 등에 풍부한 것은 식물성 오메가-3인 ALA다. ALA는 우리 몸에서 직접 사용되기도 하지만, EPA와 DHA로 전환되는 ‘전구체’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이 전환 효율은 매우 낮아, 섭취한 ALA의 10% 미만만이 EPA로, 1~5% 미만이 DHA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LA 섭취가 중요한 이유는, 이 전환 과정과 별개로 ALA 자체가 체내에서 항염증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식단은 염증을 촉진하는 오메가-6 지방산 섭취가 과다한 경향이 있는데, ALA는 이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도움을 준다. 호두 1온스(약 28g)에는 ALA가 2.57g 함유되어 있다.

호두 섭취 가이드와 기타 공급원

생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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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환자나 흡연 경험자, 노화로 인해 자연적인 폐 기능 저하를 겪는 중장년층에게 오메가-3의 항염증 기능은 중요하다. 호두의 건강상 이점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적정량을 섭취해야 한다.

성인 기준 하루 권장량은 약 한 줌, 무게로 25~30g(약 4~6개) 정도다. 불포화 지방산과 단백질, 식이섬유가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 간식으로도 좋지만, 열량이 높아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한다.

섭취 방식은 생 호두와 볶은 호두가 장단점이 있다. 생 호두는 오메가-3 등 영양소 손실이 적지만, 볶으면 풍미가 좋아지고 소화가 용이하다. 단, 고온에서 볶으면 오메가-3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약불로 가볍게 처리하는 것이 좋다.

볶은 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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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포화지방산은 공기와 빛, 열에 노출되면 쉽게 산패하여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호두는 반드시 밀봉하여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신선함과 영양을 유지할 수 있다.

호두 외에 ALA가 풍부한 식물성 식품으로는 카놀라유, 10대 슈퍼 곡물로 불리는 아마씨와 아마씨 오일, 그리고 한식에 많이 쓰이는 들기름 등이 있다.

호두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은 뇌 건강뿐 아니라 폐의 염증 반응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동물성 오메가-3 섭취가 부족한 이들에게 호두는 식물성 오메가-3를 보충하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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