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세척 ‘이렇게’ 하고 있었다면”… 과육까지 세균 옮기고 있던 겁니다

여름철 대표 과일 수박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껍질째 솔로 씻은 뒤, 랩 대신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식중독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랩으로 감싼 수박 반 통
랩으로 감싼 수박 반 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더위가 깊어질수록 수박 소비량이 늘지만, 잘못된 보관 습관이 오히려 식중독 위험을 키울 수 있다. 특히 “냉장고에 넣어두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오해 중 하나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세균 증식 속도가 빨라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데, 문제는 냉장 보관 중에도 세균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핵심은 보관 용기 선택에서 이미 갈린다. 한국소비자원 실험(2015년)에서 반으로 자른 수박을 랩으로 싸서 4℃에 보관했을 때 절단면 세균수가 초기 약 140 cfu/g에서 약 42만 cfu/g으로 약 3,00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보관 전 단계인 세척과 칼·도마 위생 관리도 절단면 오염만큼이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절단 전 세척, 솔로 문질러 표면 세균부터 잡아야

솔로 수박 껍질 세척
솔로 수박 껍질 세척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껍질이 두꺼운 수박은 세척을 생략해도 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교차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 칼이 껍질을 파고드는 순간 표면에 붙어 있던 세균이 칼날을 따라 과육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권고에 따르면 수박은 절단 전에 흐르는 물에 충분히 적신 뒤 솔이나 깨끗한 수세미로 겉면을 문질러 흙·이물과 표면 미생물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고, 깨끗한 물로 헹군 다음 물기를 닦아내는 과정이 권장된다.

게다가 칼과 도마는 날고기·생선을 다룬 도구와 반드시 분리해 사용해야 하며, 사용 전후 세척과 건조가 식중독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1종 과일·채소용 세척제나 식초 희석액은 보조적인 세척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흐르는 물과 솔을 이용한 물리적 세척이 기본이며, 이것만으로도 세균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랩 대신 밀폐용기, 냉장에서도 빠르게 먹어야

밀폐용기에 담긴 수박
밀폐용기에 담긴 수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같은 한국소비자원 실험에서 속 살만 깍둑썰기해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한 수박의 세균수는 약 500 cfu/g 수준으로, 랩 보관에 비해 증가 폭이 현저히 적었다.

랩으로 씌운 반 통 수박을 부득이 섭취해야 한다면, 절단면에서 최소 1cm 이상 도려낸 뒤 먹을 것을 권장하는 가이드가 제시된다. 특히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와 같은 저온성 식중독균은 4℃ 냉장 온도에서도 증식이 가능하다는 점이 여러 보건 자료에서 언급된다.

절단 수박은 밀폐용기에 담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통상 1-2일 이내에 먹는 것이 권장되며 장기 보관은 피해야 한다. 임산부·영유아·노인·면역저하자는 오래 보관한 절단 과일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곡물 담그기·맨손 접촉도 오염 경로

계곡물에 담근 수박
계곡물에 담근 수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야외에서 수박을 즐길 때는 냉각 방법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계곡물이나 바닷물은 맑아 보여도 대장균·기생충 등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할 수 있어, 이 물에 수박을 담가 시원하게 보관하는 방식은 식중독 위험을 높이는 행동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은 야외에서는 아이스박스와 얼음팩을 이용한 보관을 권고한다. 또한 절단면을 맨손으로 반복해서 만지면 손의 세균이 과육으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포크나 집게를 이용하고 손을 흐르는 물과 비누로 30초 이상 씻는 것이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곰팡이, 심한 변색, 강한 이상 냄새가 있는 과일은 내부까지 오염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있어 섭취를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수박
수박 /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철 수박 식중독 위험의 본질은 보관 방법 한 가지가 아니라, 세척-칼 위생-용기 선택-섭취 시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 관리에 있다. 어느 한 단계라도 허술하면 세균 증가의 통로가 생길 수 있어, 위생 수칙을 지키더라도 100% 차단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접근해야 한다.

절단 수박은 솔 세척과 도구 위생을 갖춘 뒤 깍둑썰기해 밀폐용기에 담고, 1-2일 이내에 먹는 것이 현재까지 권장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특히 고위험군이 있는 가정에서는 절단 즉시 섭취를 원칙으로 삼고, 오래 보관했거나 보관 상태가 의심스러운 수박은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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