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으로 알고 매일 먹었는데…배에 가스 차게 만드는 의외의 음식

식후 배에 가스 차는 이유, 음식 탓만은 아니다
콩·유제품·껌까지, 원인과 해결법 한눈에

배나온 여자
가스가 찬 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밥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배가 더부룩해지는 사람이 있다. 특별히 과식한 것도 아닌데 속이 빵빵하게 부풀고 가스가 차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무엇을 먹었느냐만큼 어떻게 먹었느냐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내 가스는 미생물이 소화되지 않은 탄수화물을 발효하면서 수소·이산화탄소·메탄을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특정 음식이 이 발효 과정을 과도하게 자극한다는 점이다.

이런 음식들을 묶어 FODMAP이라 부르는데,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대장으로 내려가 집중적으로 발효되는 탄수화물이 그 정체다.

콩과 십자화과 채소가 유독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이유

콩
콩 / 게티이미지뱅크

콩류가 가스를 유발하는 이유는 라피노스와 스타키오스 때문이다. 대두 기준으로 라피노스는 약 1%, 스타키오스는 약 4% 함유돼 있는데, 인간의 소장에는 이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α-갈락토시다아제)가 없다. 소화되지 못한 채 대장에 내려간 올리고당은 혐기성 미생물의 좋은 먹이가 되어 다량의 가스를 만들어낸다.

십자화과 채소도 마찬가지다. 브로콜리·양배추·방울양배추·콜리플라워에는 라피노스 계열의 갈락토올리고당과 프룩탄이 함유돼 있어 대장 발효를 촉진한다.

다만 이 채소들은 익히면 FODMAP 함량이 줄어들어 생식보다 가스 발생이 덜하다. 콩도 마찬가지인데, 8-12시간 물에 불린 뒤 그 물을 버리고 새 물로 조리하면 수용성 올리고당이 상당 부분 빠져나간다.

유제품과 무설탕 식품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우유
우유/ 게티이미지뱅크

우유를 마시면 불편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전 세계 성인의 약 65-70%, 한국인은 약 75%가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다. 유당을 분해하는 락타아제 효소가 부족한 것이 원인인데, 이는 주로 이유기 이후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분해되지 못한 유당이 대장에서 발효되면서 가스와 복부 경련이 생기는 것이다.

무설탕 제품도 맹신하면 안 된다. 자일리톨·소르비톨 같은 당알코올은 FODMAP의 폴리올(Polyols)에 해당하는데, 소장 흡수율이 낮아 대장 발효를 일으킨다. 게다가 삼투압 효과로 대장에 수분을 끌어당겨 설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무설탕 껌은 이중으로 작용하는데, 당알코올 성분에 더해 씹는 행위 자체가 공기를 소화관으로 끌어들인다. 탄산음료를 빨대로 마시는 습관도 공기 삼킴을 늘려 트림과 방귀를 악화시킨다.

가스가 잦다면 이 채소로 바꿔보자

채소
청경채·가지·오이·애호박·피망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고포드맵 채소를 저포드맵 채소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청경채·가지·상추·오이·애호박·피망은 대장 발효를 덜 일으키는 저포드맵 채소로, 브로콜리나 양배추 대신 활용하기 좋다. 쌀·감자·당근·바나나도 안전한 편이다.

저포드맵 식단은 과민성대장증후군(IBS) 환자의 50-80%에서 증상 완화 효과가 확인됐다. 단, FODMAP이 장내 유익균의 먹이이기도 하기 때문에 장기간 엄격하게 제한하면 장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 적용을 고려한다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게 좋다.

한편 에리스리톨은 당알코올 중 장 증상 유발이 비교적 적은 편으로 알려져 있으나, 2023년 발표된 관찰 연구에서 혈중 농도 상위 집단과 심혈관 위험의 상관관계가 제기된 바 있어 심혈관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채소 바구니
감자·당근·바나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식후 가스 문제는 특정 음식 하나를 끊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무엇이 내 장에서 과발효를 일으키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불리기, 조리법 변경, 대체 채소 활용처럼 작은 조정만으로도 일상의 불편이 꽤 줄어든다.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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