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슈가·식초 조합은 쓴맛 제거와 아삭한 식감 유지에 효과적

도라지 쓴맛을 제거할 때 소금과 설탕을 사용하는 것이 최선일까? 한 전문가는 오히려 이 방식이 도라지 고유의 아삭한 식감을 해칠 수 있다며, 대체 감미료와 식초를 활용하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이 방법은 도라지의 식감은 보존하면서 쓴맛만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식감을 살리는 쓴맛 제거법

새로운 방식의 핵심은 물 1컵(200mL)에 ‘뉴슈가’ 3분의 1스푼과 식초 3바퀴를 섞은 용액을 사용하는 것이다. 뉴슈가는 사카린 기반의 대체 감미료로, 설탕의 수백 배에 달하는 단맛을 내지만 열량은 거의 없다.
손질한 도라지를 이 용액에 넣고 약 30분간 부드럽게 절이는 것이 전부다. 이때 도라지를 거칠게 주무르지 않고, 가볍게 여러 번 뒤집어주며 용액이 고루 닿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30분 후에는 용액을 따라 버리고 그대로 요리에 활용하면 된다.
이 방법을 응용한 도라지 황태채 무침도 만들 수 있다. 절인 도라지에 고춧가루 2스푼, 고추장 2스푼, 조청 1스푼, 다진마늘 1스푼, 다진 대파, 참기름, 통깨를 섞어 뻑뻑한 양념장을 만든다. 도라지를 먼저 무친 뒤, 별도로 밑간(미림, 진간장)한 황태채를 넣어 버무리면 양념이 겉돌지 않고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전통 방식의 한계와 새로운 해법의 원리

전통적으로 도라지 쓴맛 제거에 사용되던 소금과 설탕은 명확한 단점을 가진다. 소금은 삼투압 현상으로 도라지 속 수분을 과도하게 배출시켜 아삭한 식감을 잃고 질기게 만든다. 설탕은 끈적이는 진액을 만들어내 요리의 식감을 해치고 깔끔한 맛을 방해한다.
반면, 뉴슈가를 활용한 방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뉴슈가는 설탕과 달리 수분을 빼앗지 않으면서 강력한 단맛으로 쓴맛을 중화하고 감춘다.
함께 넣는 식초의 산 성분은 도라지의 쓴맛을 내는 알칼로이드 계열 성분 일부를 변성시켜 쓴맛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식감 손실 없이 쓴맛만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쓴맛의 원인, 건강 성분 ‘사포닌’

도라지 특유의 쌉쌀한 맛은 ‘사포닌’이라는 성분에서 비롯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포닌은 인삼이나 더덕에도 풍부한 핵심 건강 기능 성분이다. 특히 도라지의 사포닌은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촉진해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완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진정, 해열, 혈당 강하,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등 다양한 약리 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도라지 요리의 목표는 사포닌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불쾌한 쓴맛은 줄이되 유익한 성분은 최대한 보존하는 데 있어야 한다.
도라지 요리는 쓴맛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완성도가 달라진다. 소금과 설탕에 의존하던 관습에서 벗어나 대체 감미료와 식초의 원리를 활용하면, 도라지의 가장 큰 매력인 아삭한 식감과 건강 효능을 모두 지킬 수 있다.
요리는 과학이라는 말처럼, 식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접근법을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식탁은 한층 더 맛있고 건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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