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 반응으로 산성도 알칼리성도 상쇄된다

주전자에 하얗게 쌓인 물때를 제거하려고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함께 넣는 사람들이 많다. 두 물질이 만나면 거품이 부글부글 올라와 오염을 강력하게 떼어낼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청소 팁에서 이 방법을 추천한다.
하지만 포스텍 화학과 정진철 교수는 정반대라고 말한다.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섞으면 중화 반응이 일어나 세척력이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이다.
발생하는 거품은 이산화탄소일 뿐, 세정력과는 무관하다. 물때는 알칼리성 침전물이므로 산성 물질만 단독으로 써야 효과적이다. 주전자 물때를 제대로 제거하는 방법을 살펴봤다.
중화 반응이 세정력을 상쇄시키는 원리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 식초는 산성이다. 두 물질을 섞으면 산과 염기의 중화 반응이 일어나 물과 아세트산나트륨이라는 중성염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은 세척력이 없다. 오히려 식초의 물때 용해 능력과 베이킹소다의 연마 능력을 모두 떨어뜨리는 셈이다.
거품이 부글부글 올라오는 모습은 화학 반응의 결과일 뿐이다.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거품은 시각적 효과에 불과하며, 실제 세정력과는 무관하다고 에코빌리티와 문화뉴스는 보도했다. 서로의 성질을 상쇄시켜 세척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물때 제거에는 산성 물질인 구연산이나 식초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베이킹소다는 기름때 제거에 적합하지만 알칼리성 물때에는 효과가 미미하다.
물때가 알칼리성 침전물인 이유

수돗물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광물질 성분이 들어있다. 물을 끓이면 이들 성분이 농축되면서 탄산칼슘이나 수산화마그네슘 같은 알칼리성 무기물로 침전된다. 이것이 바로 물때다.
알칼리성 오염물을 제거하려면 반대 성질인 산성 물질이 필요하다. 구연산은 식초보다 냄새가 없고 산도가 강해(pH 2~3) 물때 제거에 가장 탁월하다. 식초도 충분히 효과적이지만, 냄새가 신경 쓰인다면 구연산을 선택하는 게 좋다.
물때를 물리적으로 긁어내려는 시도는 피해야 한다. 수세미로 문지르면 주전자 표면에 스크래치가 생기고, 이 틈에 오염이 더 빠르게 축적된다. 가열을 이용해 화학적으로 녹여내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구연산 단독 사용으로 끓이는 세척법

주전자에 물을 가득 채운 뒤 구연산 1~2스푼을 넣고 팔팔 끓인다. 식초를 사용한다면 반 컵 정도가 적당하다. 끓인 뒤 10~15분간 그대로 유지하면 탄산칼슘이 산성 용액에 용해되면서 물때가 녹아 없어진다.
이 과정에서 가열은 반응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침전된 탄산칼슘은 산성 용액에서 가열하면 빠르게 용해된다. 불을 끈 뒤 20분간 식히면 잔여 오염까지 불려져 완전히 제거된다.
세척이 끝나면 깨끗한 물로 2~3번 헹궈낸다. 구연산이나 식초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구는 게 중요하다. 이 방법은 주전자뿐 아니라 커피포트, 가습기 물통 등 물때가 생기는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섞으면 중화 반응으로 세척력이 오히려 떨어진다. 거품은 이산화탄소일 뿐 세정력과 무관하다. 물때는 알칼리성 침전물이므로 산성 물질인 구연산이나 식초만 단독으로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물에 구연산 1~2스푼을 넣고 끓인 뒤 10~15분 유지하고 20분간 식히면 물때가 말끔히 녹는다. 물리적으로 긁으면 표면이 손상되므로 가열로 화학적으로 제거하는 게 좋다. 물때엔 구연산, 기름때엔 베이킹소다로 구분해 사용하면 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