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륨 1,708mg 바나나수·저농축 N-P-K 쌀물이 천연 비료

실내 식물이 시들거나 잎이 노랗게 변하면 영양분 부족을 의심하게 된다. 시중 비료를 사면 간편하지만, 주방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바나나 껍질, 쌀뜨물, 커피 찌꺼기 같은 일상 재료에는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각 재료의 영양 성분과 올바른 활용법을 살펴봤다.
바나나 껍질 줄기 강화와 수분 조절

바나나 껍질은 식물 생장에 중요한 칼륨이 생중량 기준 100g당 1,708.66mg 함유돼 있어 일반 채소인 시금치(558mg)나 브로콜리(316mg)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자랑한다. 바나나 과육 자체보다도 약 5배 높은 농도로, 버려지는 껍질이 오히려 더 귀한 영양원인 셈이다.
칼륨은 식물의 세포벽을 강화해 줄기를 튼튼하게 만들고, 기공을 통한 수분 흡수와 배출을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이 덕분에 식물이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에너지 대사를 촉진하며, 당분을 이동시키는 과정이 원활해진다.
특히 꽃과 열매를 맺는 식물에게는 칼륨이 필수적이어서 바나나 껍질 물을 주면 개화와 결실에 도움이 된다.
활용법은 간단하다. 바나나 껍질 1~2개를 물 1리터에 담가 2~3일간 우려낸다. 칼륨은 물에 용해되는 무기질이라 침출이 잘 되며, 우려낸 물은 연한 갈색을 띠게 된다.
이 물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식물에 주면 되는데, 뿌리 주변 흙이 젖을 정도로 충분히 주는 것이 좋다. 바나나 껍질에는 칼륨 외에도 인(27.84mg), 칼슘(40.99mg), 마그네슘(28.62mg) 같은 미량 원소도 함유돼 있어 뿌리 발달과 전체적인 식물 건강에 도움을 준다.
쌀뜨물 전분이 토양 미생물 번식 촉진

쌀뜨물은 질소(N), 인(P), 칼륨(K) 등 식물 성장에 필요한 3대 영양소가 모두 들어 있는 천연 비료다. 시중 비료가 고농축 형태로 즉시 효과를 내는 반면, 쌀뜨물은 저농축 상태라 과다 시비 위험이 낮고 점진적으로 영양을 공급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실내 식물처럼 생육 속도가 느린 환경에서 부담이 적은 순한 영양수로 적합하다.
쌀뜨물의 또 다른 이점은 전분 성분이다. 전분은 토양 속 유익한 미생물의 탄소 에너지원이 되어 미생물 번식을 촉진하고, 미생물이 전분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N-P-K가 식물에 흡수 가능한 형태로 천천히 방출된다. 이는 토양 구조를 개선하고 영양분 유효성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든다.
사용 시 주의할 점은 반드시 소금이나 양념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쌀뜨물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염분은 토양에 축적되면 식물 세포의 삼투압을 상승시켜 수분 흡수를 방해하고, 결국 식물이 시들게 만든다. 첫 번째 쌀뜨물은 불순물이 많으니 버리고, 두 번째 헹군 물을 모아 일주일에 2~3회 정도 물 대신 사용하면 된다.
커피 찌꺼기 산성 선호 식물에 최적

커피 찌꺼기는 질소 함량이 단백질 기준 약 10%로 풍부하며, pH가 5.5~6.8의 약산성을 띠어 특정 식물에게 매우 유용하다. 블루베리, 철쭉, 아프리칸 바이올렛, 칼라디아처럼 산성 토양을 선호하는 식물들의 최적 pH가 5.5~6.5인데, 커피 찌꺼기의 pH 범위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활용법은 커피 찌꺼기를 말린 뒤 화분 흙 표면에 얇게 뿌리거나, 흙과 섞어 사용하는 것이다. 질소는 잎과 줄기의 성장을 촉진하므로 새싹이 나는 봄철에 특히 효과적이다.
다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커피 찌꺼기의 미세한 입자가 흙의 공극을 채워 배수가 나빠지고 흙이 굳어질 수 있다. 화분 크기에 따라 한 달에 1~2큰술 정도만 사용하고, 너무 두껍게 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커피 찌꺼기는 모든 식물에 적합하지 않다. 중성이나 알칼리성 토양을 선호하는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에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으므로, 식물의 특성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나나 껍질은 칼륨 1,708mg으로 줄기 강화와 수분 조절을 돕고, 쌀뜨물은 저농축 N-P-K와 전분으로 점진적 영양 공급과 토양 미생물 번식을 촉진하며, 커피 찌꺼기는 질소 10%와 pH 5.5~6.8로 산성 선호 식물에 적합하다.
바나나 껍질은 2~3일 우려 일주일 1회, 쌀뜨물은 소금 없이 일주일 2~3회, 커피 찌꺼기는 한 달 12큰술 사용하되 과다 사용 시 배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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