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밥상에도 세균이… 나무 식기, ‘이렇게’ 관리 하면 위험합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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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보다 중성세제·완전 건조가 핵심

오래된 나무 식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나무 수저나 도마 표면이 끈적거리거나 검은 반점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순한 물때가 아니라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고 있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감성적인 주방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나무 식기는 재질의 특성상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관리에 소홀할 경우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균의 온상이 될 수 있어 사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나무 식기 표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이 무수히 많다. 이 다공성 구조는 나무의 천연 특성이지만, 수분과 음식물 찌꺼기, 심지어 주방 세제까지 쉽게 흡수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세척 후 제대로 건조하지 않으면 이 틈새에 남은 유기물과 수분이 결합해 세균이 번식하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나무 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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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나무 자체는 일정 수준의 항균성을 지니고 있다. 목재의 모세관 현상은 표면의 박테리아를 내부로 끌어들여 수분 부족으로 굶겨 죽이는 자정 작용을 한다.

하지만 이는 ‘완전 건조’ 상태를 전제로 할 때만 유효하다. 만약 식기가 계속 젖어있으면 이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흡수된 음식물 찌꺼기를 영양분 삼아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이 증식할 수 있다.

곰팡이가 피었을 경우, 세척으로 곰팡이 자체를 제거하더라도 일부 곰팡이가 생성하는 ‘마이코톡신’이라는 독소는 열에 강해 장기간 섭취 시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세척의 핵심 ‘중성세제’와 ‘완전 건조’

나무식기 찬물 세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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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식기 세척 시 뜨거운 물에 오래 불리거나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고온의 물은 나무의 미세한 틈(기공)을 더욱 벌어지게 해 세제나 음식물 찌꺼기가 더 깊이 박히게 만들 수 있다.

부드러운 수세미에 중성세제를 묻혀 가볍게 닦아낸 뒤, 세제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즉시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

세척 후에는 마른 행주로 물기를 1차 제거하고, 반드시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바짝 말려야 한다. 햇볕에 직접 말리면 나무가 뒤틀리거나 갈라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천연 살균법 쌀뜨물과 식초 활용

나무식기 쌀뜨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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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사용이 꺼려진다면 천연 재료를 활용한 살균법이 도움이 된다. 쌀뜨물은 풍부한 전분 입자가 이물질을 흡착하고 냄새를 중화하는 효과가 있다.

쌀뜨물에 나무 식기를 약 15분간 담가두었다가 부드러운 수세미로 문질러 헹구면 냄새와 미세한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살균 효과를 높이려면 물 1리터(L)에 식초 3스푼을 섞은 식초 희석액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용액에 식기를 5~10분간 담갔다가 깨끗한 물로 헹구면 식초의 산성 성분이 곰팡이 포자나 유해 세균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교체 신호 틈새, 변색, 거친 표면

오래된 나무 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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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식기는 반영구적인 제품이 아니다.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사용 기간이 길어지면 표면에 흠집이 생기고 결이 거칠어진다. 이렇게 생긴 틈새는 세균이 숨기 좋은 최적의 장소가 되므로 즉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곰팡이로 인한 검은 반점이 생기거나 틈이 갈라지기 시작했다면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크므로 미련 없이 폐기해야 한다. 위생적인 사용을 위한 일반적인 교체 주기는 사용 빈도에 따라 6개월에서 1년 사이로 권장된다.

나무 식기는 열전도율이 낮아 요리에 편리하고 플라스틱이나 금속 재질의 대안으로 친환경적이라는 명확한 장점을 가졌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을 안전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재질의 다공성 특성을 이해하고, 세척, 완전 건조, 주기적인 천연 살균 및 적시 교체라는 관리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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