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vs 양식 방어, 같은 시기 가격이 2배 이상 차이 나는 이유

겨울철 횟감의 왕으로 불리는 방어가 왜 때 이른 가을부터 파격적인 가격에 모습을 드러낸 것일까. 최근 수산물 시장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킬로그램당 1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단 자연산 방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제철인 한겨울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소비자들은 싼 가격을 반기면서도 과연 맛과 품질이 어떨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한 식품 전문 유튜버가 10월 초 출하된 자연산 방어를 직접 손질하고 시식한 결과를 공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유통되는 방어는 본격적인 제철의 맛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는 방어의 생태적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온과 지방의 상관관계, 방어 맛의 핵심 원리

방어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방 함량이다. 방어는 대표적인 회유성 어종으로,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옮긴다.
여름철에는 먹이가 풍부한 북쪽의 차가운 바다에서 지내며 몸집을 키우고, 가을이 되어 수온이 점차 내려가면 월동과 산란을 위해 남해와 제주도 인근 따뜻한 해역으로 남하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방어는 차가운 겨울 바다를 이겨내고 이듬해 봄 산란에 필요한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몸에 지방을 대량으로 축적한다.
수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11월부터 지방 함량이 급격히 늘어나며, 12월부터 2월 사이에는 지방 함량이 최대 20%에 달해 최고조의 맛을 낸다.
우리가 아는 고소하고 기름진 방어의 맛은 바로 이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10월에 잡힌 방어는 아직 지방 축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 단계에 해당한다.
시기별 방어의 특징 비교 분석

유튜버가 시식한 4.2kg짜리 자연산 방어는 손질 과정에서부터 지방이 현저히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등살과 중간 뱃살 부위는 여름 방어처럼 살이 비교적 단단했지만, 겨울 방어 특유의 녹진한 고소함과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나마 지방이 있는 뱃살 부위조차 기름기가 부족해 다소 마른 느낌을 주었다. 이는 작은 크기의 방어와 비슷한 수준의 맛이라고 평가됐다.
반면, 같은 시기에 유통되는 일본산 양식 방어는 킬로그램당 2만 원에서 3만 원대로 자연산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
양식 방어는 제한된 공간에서 고열량 사료를 공급받기 때문에 계절과 상관없이 일정한 수준의 지방 함량을 유지한다. 이 때문에 이른 시기에는 오히려 양식 방어의 기름진 맛이 더 나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 선택 가이드와 전망

현재의 저렴한 자연산 방어가 모든 소비자에게 실망스러운 선택지는 아니다. 유튜버는 회의 양을 푸짐하게 즐기고 싶을 경우, 저렴한 자연산 방어를 구매해 숙성 없이 바로 썰어 단단한 식감을 살려 먹는 방법을 추천했다.
이때 기름진 맛이 부족하므로 간장보다는 매콤달콤한 초장과 곁들이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또한, 방어 손질 시 우려되는 방어 사상충은 이번 시식용 개체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연산 방어에서는 사상충이 발견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사상충 자체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주변 살을 변질시킬 수 있으므로 발견 시 해당 부위를 넓게 도려내고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자연산 방어의 맛이 본격적으로 좋아지는 시기를 11월 중순 이후로 전망한다. 그때가 되면 지방이 차오르면서 맛은 월등히 좋아지겠지만, 수요 증가와 함께 가격 역시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는 가격과 맛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10월의 저렴한 자연산 방어는 ‘가성비’와 ‘풍성함’이라는 장점을 지녔지만, 겨울 제철 방어의 녹진한 맛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방어의 생태적 주기를 이해하고 현재 시점의 맛을 인지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방어회를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고의 맛을 원한다면 한 달 이상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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