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속 지용성 비타민과 흡수율의 비밀

신선한 채소로 가득한 샐러드는 건강과 다이어트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가 큰 기대감을 안고 먹는 샐러드의 영양소 대부분이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배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채소 속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는 영양소의 ‘흡수율’이라는 숨겨진 열쇠에 주목해야 한다.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샐러드에 몇 가지 식재료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영양 흡수율을 극대화하고, 다이어트는 물론 피부 건강까지 챙기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 중심에는 ‘건강한 지방’이 있다. 샐러드를 구성하는 녹색 잎채소나 당근, 토마토 등에는 비타민 A, E, K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과 각종 카로티노이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이름 그대로 이 영양소들은 기름(지방)에 녹는 성질을 가져, 지방과 함께 섭취해야만 소장에서 제대로 흡수되어 우리 몸이 활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지방이 부족한 샐러드는 마치 물과 기름처럼 영양소가 겉돌게 만들어, 건강을 위한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완전식품 달걀의 재발견, 비타민 E와 카로티노이드 흡수 촉진제

샐러드의 영양 효율을 높이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파트너는 바로 삶은 달걀이다. 특히 달걀노른자에 함유된 지방은 지용성 비타민 흡수를 돕는 천연 유화제 역할을 한다.
2015년 퍼듀 대학교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한 연구는 이러한 효과를 명확히 입증했다.
연구 결과, 샐러드에 달걀 세 개를 추가해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채소에 든 항산화 성분인 카로티노이드의 흡수율이 3~8배나 높았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세포막을 보호하는 비타민 E의 흡수율 역시 달걀과 함께일 때 극적으로 높아진다.
동일한 연구팀의 후속 연구에 따르면, 샐러드에 달걀을 곁들이면 비타민 E 흡수율이 무려 4~7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로티노이드 중 일부는 체내에서 피부 세포의 재생을 돕는 비타민 A로 전환되므로, 삶은 달걀을 추가하는 습관은 샐러드를 단순한 다이어트 식단에서 피부 결을 지키는 ‘뷰티 푸드’로 격상시키는 현명한 방법이다.
포만감과 항산화 효과를 동시에, 블랙올리브

지중해 식단의 핵심으로 꼽히는 블랙올리브 역시 샐러드를 한 차원 높은 건강식으로 만들어주는 훌륭한 재료다.
블랙올리브에 풍부한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Oleic acid)은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도울 뿐만 아니라, 적은 양으로도 높은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 중 식사량 조절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또한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블랙올리브의 진가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비타민 E와 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체내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노화를 막는 데 기여한다.
이는 피부 건강은 물론, 뇌 기능 유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올레산과 같은 건강한 지방은 기억력 증진과 뇌경색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시판되는 블랙올리브는 염분이 높을 수 있으므로 하루 5~7알 정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샐러드의 완성, 풍미와 흡수율을 잡는 오일 드레싱

샐러드의 영양 흡수율을 높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양질의 식물성 오일 드레싱을 곁들이는 것이다. 2017년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오일 드레싱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연구팀은 샐러드에 식물성 오일(카놀라유)의 양을 달리하여 섭취하게 한 결과, 오일을 가장 많이(32g) 곁들였을 때 체내 비타민 A, E, K 및 카로티노이드 수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드레싱을 선택할 때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선택의 폭은 훨씬 넓다.

신선한 풀 향이 매력적인 올리브유 외에도, 부드러운 맛의 아보카도 오일, 오메가-3가 풍부한 아마씨유(flaxseed oil), 고소한 풍미의 견과류 오일 등을 활용하면 맛의 다채로움과 함께 각기 다른 영양학적 이점을 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설탕이나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크리미한 드레싱 대신, 오일과 식초, 약간의 소금과 후추를 기반으로 한 단순한 드레싱을 선택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샐러드의 영양 가치는 어떤 채소를 담느냐에만 달려있지 않다. 무엇을 ‘함께’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크게 달라진다.
채소만 가득한 샐러드가 아닌, 삶은 달걀 한두 알과 블랙올리브 몇 개, 그리고 신선한 오일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는 비로소 맛과 영양, 건강상의 이점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이제부터 샐러드를 만들 때 이 세 가지 건강한 지방의 조합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식탁은 더욱 스마트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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