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에도 ‘유통기한’ 있다? 2년마다 점검 안 하면 눈 건강 위협하는 이유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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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만 관리하면 최대 5년!
선글라스를 오래 쓰는 똑똑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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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을 차단하는 선글라스 / 푸드레시피

타는 듯한 햇볕이 내리쬐는 8월, 선글라스는 패션 아이템을 넘어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보호 장비’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선글라스를 한번 구매하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글라스에도 엄연히 기능적 수명, 즉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이를 무시하고 계속 착용할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눈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

선글라스의 핵심 기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렌즈 코팅에 있다. 안경 전문가들은 이 UV 차단 코팅의 수명을 사용 빈도나 관리 상태에 따라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으로 본다.

렌즈를 닦을 때 생기는 미세한 흠집, 땀이나 화장품의 화학 성분, 그리고 일상의 열 노출이 축적되면서 이 투명한 코팅의 성능을 점차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기능이 저하된 렌즈는 색만 어두울 뿐, 유해 자외선을 제대로 막아주지 못해 오히려 동공을 확장시켜 더 많은 자외선을 받아들이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위협, 자외선 차단 코팅의 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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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코팅 / 푸드레시피

내 선글라스가 제 기능을 하는지 확인하려면 주기적인 점검이 필수다. 햇빛에 렌즈를 비춰보아 표면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나 얼룩덜룩한 코팅 벗겨짐이 보인다면 수명이 다했을 가능성이 높다.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가까운 안경원을 방문해 자외선 투과율 측정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전문 장비로 측정 시 자외선 투과율이 20%를 넘어간다면, 즉시 렌즈 교체나 새 제품 구매를 고려해야 한다.

새 선글라스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렌즈에 ‘UV400’ 인증 마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는 눈에 가장 해로운 400나노미터(nm) 파장 이하의 자외선(UVA, UVB)을 99% 이상 차단한다는 의미로, 효과적인 눈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여름철 최악의 보관 장소, 뜨거운 자동차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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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둔 선글라스 / 푸드레시피

선글라스 수명을 단축하는 가장 치명적인 습관은 바로 사용 후 자동차 내부에 보관하는 것이다. 한여름 직사광선 아래 주차된 차량의 내부 온도는 최대 90℃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러한 고열은 선글라스 렌즈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힌다.

선글라스 렌즈는 보통 플라스틱 본체 위에 자외선 차단 코팅, 긁힘 방지 코팅, 색상 코팅 등 여러 겹의 막이 입혀진 다층 구조를 하고 있다.

고열에 노출되면 각 층의 소재가 서로 다른 비율로 팽창하고 수축하면서 코팅층이 뒤틀리거나 들뜨는 ‘코팅 박리(delamination)’ 현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렌즈 표면이 거미줄처럼 갈라지기도 하는데, 이는 시야를 왜곡하고 눈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번거롭더라도 선글라스는 반드시 전용 케이스에 담아 서늘한 실내에 보관하는 것이 철칙이다.

땀과 바닷물, 부식을 막는 올바른 세척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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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에 씻는 선글라스 / 푸드레시피

여름철 땀이나 바닷가의 염분은 렌즈 코팅을 부식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야외 활동 후 선글라스를 옷자락이나 휴지로 무심코 닦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렌즈 표면에 묻은 미세 먼지나 소금 결정이 사포처럼 작용해 코팅에 수많은 흠집을 남기기 때문이다. 올바른 세척은 선글라스의 수명을 연장하는 가장 중요한 습관이다.

세척의 첫 단계는 흐르는 찬물에 선글라스를 헹궈 표면의 큰 이물질을 먼저 제거하는 것이다. 그 다음, 손에 중성 세제(주방 세제 등)를 한두 방울 묻혀 부드러운 거품을 내고, 손가락으로 렌즈와 프레임 구석구석을 조심스럽게 문질러준다.

알코올이나 암모니아 성분이 포함된 세정제는 코팅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세척이 끝나면 다시 흐르는 물에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헹군 뒤, 부드러운 극세사 천으로 문지르지 말고 가볍게 눌러 물기를 제거하고 완전히 건조해야 얼룩이 생기지 않는다.

흠집 방지의 기본, 올바른 케이스 보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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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에 보관하는 선글라스 / 푸드레시피

아무리 깨끗이 세척해도 보관을 잘못하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선글라스를 가방이나 주머니에 그대로 넣는 것은 렌즈 흠집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항상 단단한 전용 하드 케이스에 보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전문가의 팁은 선글라스를 케이스에 넣기 전, 구매 시 함께 받은 극세사 천으로 렌즈를 감싸주는 것이다.

특히 선글라스 다리를 접지 않고 편 상태에서 렌즈 전체를 감싸서 보관하면, 이동 중 흔들릴 때 안경다리 끝부분이 렌즈 후면을 긁는 것을 완벽하게 방지할 수 있다. 이 작은 습관 하나가 렌즈의 수명을 눈에 띄게 늘려준다.

결론: 눈 건강 위한 투자, 올바른 관리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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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 푸드레시피

선글라스는 한번 구매하면 끝나는 소모품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정밀한 보호 장비다.

그 기능적 수명이 2~5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열과 화학물질,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진정한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뜨거운 차 안에 방치하지 않는 것, 활동 후 중성세제로 올바르게 씻어내는 것, 그리고 전용 천에 감싸 케이스에 보관하는 것.

이 세 가지 원칙만 꾸준히 실천한다면 당신의 소중한 선글라스는 앞으로 몇 년간 더 당신의 눈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지금 바로 당신의 선글라스 관리 습관을 점검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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