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포화지방 과유불급의 진실
부작용 부르는 식습관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영양학에서도 통용되는 원칙이다. 건강에 유익하다고 알려진 식품이라도, 특정 성분을 단기간에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신체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브로콜리, 아보카도, 올리브오일 등 ‘슈퍼푸드’로 불리는 식품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식품은 적정량을 섭취할 때는 최상의 건강 효과를 내지만, 섭취량을 넘어서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고칼로리 함정, 건강한 지방과 다크 초콜릿

아보카도, 견과류, 올리브오일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고 심장병 위험을 낮추는 데 이롭다. 불포화지방은 세포막을 구성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필수 영양소다.
하지만 이들 식품은 ‘지방’인 만큼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그램(g)당 2배 이상의 칼로리를 내는 ‘고밀도 에너지원’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 기준, 중간 크기의 아보카도 1개(약 200g)는 약 320kcal에 달하며, 통아몬드 한 컵은 800kcal가 넘는다.
미국심장협회(AHA)는 건강한 지방 섭취를 권장하지만, 총 칼로리 섭취량 내에서의 균형을 강조한다. 건강을 위해 샐러드에 올리브오일을 과도하게 두르거나 아보카도를 매 끼니 섭취하면 총 섭취 칼로리가 급증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다크 초콜릿 역시 마찬가지다. 카카오 70~85% 함량의 다크 초콜릿은 항산화물질(폴리페놀)이 풍부하지만, 30g당 약 170kcal로 고열량 식품이다.
과도한 섬유질 섭취가 부르는 소화 불량

치아씨드, 콩류, 베리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은 관상동맥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섬유질 섭취를 단기간에 급격히 늘리면 소화 시스템이 적응하지 못해 복부 팽만감, 가스 참, 심하면 변비나 설사를 유발한다.
이는 특히 콩류나 일부 채소에 많은 ‘수용성 섬유질’이 대장 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는 과정에서 가스(수소, 메탄 등)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반면 ‘불용성 섬유질’은 장의 연동 운동을 돕지만, 이 역시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동반되지 않으면 변의 부피만 키워 배출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섬유질 섭취량을 1~2주에 걸쳐 서서히 늘리고,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실 것을 권고한다.
특정 영양소의 흡수 방해 및 약물 간섭

브로콜리, 케일, 양배추 등 십자화과 채소는 엽산, 비타민K 등 핵심 영양소가 풍부하다. 하지만 이 채소들에는 ‘고이트로겐(Goitrogen)’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은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필수적인 요오드의 체내 흡수 및 이용을 방해할 수 있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존에 요오드 결핍이 있거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사람이 십자화과 채소를 생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다행히 이 성분은 열에 약해, 채소를 익혀 먹으면 그 작용이 현저히 줄어든다.
또한 비타민K는 간에서 혈액 응고 인자를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항응고제(혈액 희석제)인 와파린(쿠마딘)은 바로 이 비타민K의 작용을 억제해 피를 묽게 유지한다.
따라서 와파린 복용 환자가 비타민K 함량이 높은 십자화과 채소 섭취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줄이면, 약물의 효과가 불안정해질 수 있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치아 부식과 ‘숨은 당’의 위험

저칼로리 건강 음료로 알려진 레몬수도 주의가 필요하다. 레몬의 강한 산성(시트르산)은 치아의 가장 바깥층인 법랑질(에나멜)을 부식시킬 수 있다. 이는 충치 위험을 높이고 치아를 시리게 만든다.
미국치과협회는 레몬수나 산성 음료 섭취 시 빨대를 사용하고, 마신 직후 물로 입을 헹굴 것을 권고한다. 산에 노출된 직후 칫솔질을 하면 오히려 법랑질 마모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물로 헹군 뒤 30분 정도 지난 후에 양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건강식’으로 포장된 가공식품의 ‘숨은 당’도 문제다. 인스턴트 오트밀이나 과일 맛이 첨가된 요구르트는 간편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양의 첨가 당이 들어있다.
일부 저지방 과일 요구르트 한 컵(약 150g)에는 10g 이상의 첨가 당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는 미국심장협회가 권장하는 여성의 하루 총 첨가 당 섭취 제한량(25g)의 40%에 달하는 수치다.
건강에 유익한 식품이라도 한 가지를 맹신해 과다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자신의 건강 상태와 약물 복용 여부를 고려해 적정량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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