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만 다른 줄 알았다면 오산…의사들이 말한 ‘적양파’와 ‘흰양파’의 결정적 차이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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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시아닌 풍부한 적양파, 소화엔 흰양파

적양파 흰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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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흔히 접하는 적양파와 흰양파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두 양파는 겉모습과 맛뿐만 아니라 핵심 영양 성분과 소화 특성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기본적인 열량이나 단백질 함량은 비슷하지만, 항산화 성분의 종류와 함량, 그리고 소화 과정에서의 부담 여부가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적양파의 핵심 ‘안토시아닌’ 항산화 효과

적양파
적양파 / 게티이미지뱅크

적양파가 짙은 보랏빛을 띠는 이유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 때문이다. 안토시아닌은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천연 색소로,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연구에 따르면 안토시아닌은 혈관을 보호하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흰양파에는 이 안토시아닌 성분이 거의 없다.

또한 적양파와 흰양파 모두 ‘케르세틴(Quercetin)’이라는 또 다른 항산화 성분을 함유한다. 케르세틴 역시 플라보놀의 일종으로, 체내 염증 경로를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세포 보호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적양파는 이 케르세틴 함량 역시 흰양파보다 높은 경향을 보인다.

소화 편의성 ‘프룩탄’ 함량과 흰양파

흰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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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소화기 건강을 고려할 때는 흰양파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양파에는 ‘프룩탄(Fructan)’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장에서 쉽게 발효되는 탄수화물 그룹인 ‘포드맵(FODMAP)’의 일종이다. 프룩탄은 수용성 식이섬유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소화 효소 부족으로 분해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한다.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을 겪는 사람들은 대장에서 프룩탄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면서 가스, 복부 팽만, 복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적양파는 생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증상을 더 쉽게 일으킬 수 있다. 반면 흰양파는 상대적으로 프룩탄 함량이 적고, 조리 과정을 거치면 이 성분이 분해되어 소화 부담이 줄어든다.

영양 성분 및 요리 활용법 차이

적양파를 넣은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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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영양 구성을 살펴보면, 두 양파 모두 열량이 낮고 지방이 없어 다이어트 식단에 적합하다. 100g당 열량이나 단백질은 비슷하지만, 적양파가 흰양파보다 식이섬유와 탄수화물 함량이 소폭 높다. 적양파에는 칼륨과 인 성분도 풍부하여 심장 건강과 뼈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영양 성분의 차이는 요리 활용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적양파는 맛이 더 강하고 맵지만 색감이 뚜렷해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 생으로 섭취하는 요리에 잘 어울린다.

흰양파를 넣은 제육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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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양파는 수분 함량이 높고 가열 시 자연스러운 단맛이 강해져 볶음, 찜, 국물 요리 등 다양한 조리에 범용적으로 사용된다. 흰양파는 또한 비타민 C와 엽산, 아연 등 면역 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도 함유하고 있다.

적양파와 흰양파는 각각 뚜렷한 장점을 지닌다. 강력한 항산화 효과와 심혈관 건강을 중시한다면 적양파를, 소화 부담을 줄이고 요리의 감칠맛을 더하고 싶다면 흰양파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한 종류만 고집하기보다, 요리의 특성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두 양파를 균형 있게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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