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24시간 돌려도 춥다면 ‘여기’부터 확인하세요…난방비 30% 절감됩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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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 청소로 난방비 최대 30% 절감
연통 온도 상승은 배관 막힘 신호

보일러 배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겨울마다 난방비가 두 배씩 오르는데 유독 안방만 춥다면 보일러 문제가 아니라 배관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배관 속에 쌓인 묵은 때(슬러지)와 녹물이 온수 흐름을 막으면서 특정 방에만 난방수가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는 편난방 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슬러지는 난방수 속 미네랄이 고열에 반응해 생긴 스케일이나 부품 부식으로 인한 녹 가루로, 밸브와 필터를 막는 주범이다.

10년 이상 된 보일러는 효율이 85% 이하로 떨어지고, 15년 이상 되면 70~80% 수준까지 급감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배관 청소만 제대로 해도 난방비를 최대 20~30% 절감할 수 있지만, 오염도가 심하지 않으면 5~10% 수준이다. 배관 상태를 점검하고 난방비를 줄이는 방법을 짚어봤다.

연통 온도 50℃ 높으면 열교환기 막혔다는 신호

보일러 배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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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배기구(연통) 온도가 초기보다 50℃ 이상 높아졌다면 내부 청소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열교환기 효율이 떨어지면 열이 물로 전달되지 않고 배기 가스로 빠져나가면서 연통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가스는 많이 소비하지만 정작 방은 따뜻해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편난방은 배관 내부에 슬러지가 쌓이면서 일부 방으로 가는 온수 흐름이 막혀 발생한다. 거실은 따뜻한데 안방만 차갑다면 안방 쪽 배관이 막혔다는 뜻이다. 분배기 밸브가 개방돼 있는데도 특정 방이 춥다면 배관 청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설치된 엑셀(XL) 파이프나 플라스틱 배관은 부식이 거의 없어 10년 이상 사용해도 깨끗한 경우가 많다. 반면 20년 이상 된 주철관이나 강관은 부식이 심해 2~3년마다 청소가 필요할 수 있다. 무조건 청소하기보다는 점검 후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셀프 청소는 배관 파열 위험, 전문 업체 의뢰 필수

보일러 난방수 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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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을 보고 셀프 배관 청소를 시도하다가 노후 배관이 터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년 이상 된 배관은 내부가 약해져 있어 고압 세척 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관이 터지면 수리비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들 수 있다.

전문 업체는 파워 플러싱 장비로 배관 내 슬러지를 제거한다. 고압 물과 세척제를 배관에 순환시켜 녹과 찌꺼기를 씻어내는 방식인데, 비용은 평수와 업체에 따라 10~20만원 선이다. 이 덕분에 난방수 순환이 개선되면서 편난방이 해결되고 열효율이 회복되는 셈이다.

셀프로 할 수 있는 건 분배기 에어 빼기와 보일러 하단 난방수 필터 청소다. 에어 핀을 열어 공기를 배출하거나 필터를 빼서 씻는 것만으로도 순환 개선 효과가 크다. 단, 화상 주의가 필요하다.

가습기와 내복으로 설정온도 2~3도 낮춰도 따뜻

가습기는 공기의 비열을 높여 한 번 데워진 공기가 잘 식지 않게 만든다. 습도가 40~60%로 유지되면 공기 중 수증기가 열을 더 오래 보존하면서 체감온도가 상승하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 보일러 설정온도를 1~2도 낮춰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설정온도를 1도 낮추면 난방비가 약 7% 절감된다는 정부 자료가 있다.

내복 착용은 체감온도를 최대 2.2~3℃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정부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내복을 입으면 보일러를 2~3도 낮춰도 동일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 연간 1조4천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내 온도는 18~20℃로 유지하고, 가습기와 내복을 병행하면 난방비를 추가로 10~15% 줄일 수 있다. 15년 이상 된 구형 보일러는 청소보다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하는 게 더 경제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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