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니트 버리지 마세요…미지근한 물에 ‘이 한 스푼’ 만 섞으면 다시 복원됩니다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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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 물과 컨디셔너로 복원
울·니트는 찬물 세탁이 기본

니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세탁 후 줄어든 옷은 물, 열, 기계적 힘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하면서 섬유 구조가 변형된 결과다. 특히 면, 울, 니트, 레이온 같은 천연 섬유나 재생 섬유는 제조 과정에서 가해진 장력이 세탁 중 물과 열을 만나면서 풀어지는데, 이를 이완 수축이라고 한다.

울의 경우 표면의 큐티클 비늘이 열과 습기, 마찰로 엉겨붙는 펠팅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수축이 더 심해진다.

호주 스윈번 공과대학교 재료공학과의 니사 살림 교수는 헤어 컨디셔너에 포함된 양이온 계면활성제와 실리콘, 글리세린 성분이 섬유 가닥 사이의 마찰력을 일시적으로 감소시켜 형태 복원을 돕는다고 설명한다.

약 30도의 미지근한 물에 컨디셔너를 풀고 옷을 10분에서 1시간 정도 담근 뒤, 조심스럽게 형태를 잡아 건조하면 일부 크기를 회복할 수 있다. 다만 완전한 복원은 어렵고,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물과 열이 섬유를 줄이는 메커니즘

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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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는 제조 과정에서 잡아늘려지거나 압축되면서 내부에 장력이 축적되는데, 이 장력은 평소에는 유지되다가 물과 열을 만나면 풀어지면서 섬유가 원래 길이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보인다.

면 소재는 물을 흡수하면 섬유가 팽창하면서 내부 구조가 느슨해지고, 여기에 세탁기의 회전과 마찰이 더해지면 섬유 가닥들이 서로 엉키면서 수축된다. 특히 건조기의 고온은 이 과정을 가속화하는데, 60도 이상의 열은 섬유 분자의 결합을 약화시켜 수축을 촉진한다.

울은 더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줄어드는데, 울 표면의 큐티클 비늘이 물과 열, 마찰을 만나면 비늘 방향을 따라 미끄러지면서 서로 맞물린다.

이 상태에서 계속 움직이면 비늘들이 단단히 엉겨붙는 펠팅이 발생하고, 한번 펠팅된 울은 되돌리기 매우 어렵다. 따라서 울 소재는 찬물 또는 미지근한 물로 손세탁하고, 세탁기를 사용할 경우 울 전용 코스로 돌려야 수축을 최소화할 수 있다.

컨디셔너가 섬유를 이완시키는 원리

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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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컨디셔너의 핵심 성분인 양이온 계면활성제는 머리카락 큐티클을 코팅해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이 원리가 섬유에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양이온 계면활성제는 섬유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하면서 섬유 가닥 사이의 마찰력을 줄여주고, 실리콘과 글리세린 성분은 윤활제처럼 작용하면서 섬유가 서로 미끄러지도록 돕는다. 이 덕분에 수축으로 단단히 조여진 섬유 조직이 느슨해지면서 형태를 잡기 쉬운 상태가 된다.

다만 이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컨디셔너는 섬유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표면을 코팅해 마찰을 줄이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형태를 잡아 건조한 뒤에도 다시 세탁하면 수축이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심하게 줄어든 옷보다는 약간 작아진 옷에 더 효과적이고, 합성 섬유는 애초에 수축률이 낮아 효과가 제한적이다. 베이비 샴푸도 유사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컨디셔너 대신 사용할 수 있다.

형태 복원 3단계와 주의사항

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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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단계는 대야에 약 30도의 미지근한 물을 채운 뒤 물 1-2리터당 헤어 컨디셔너 한 큰술을 풀어 잘 섞는 것이다. 물이 너무 뜨거우면 섬유가 다시 수축할 수 있고, 너무 차가우면 컨디셔너 성분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으므로 손으로 만져서 따뜻한 정도가 적당하다.

줄어든 옷을 물에 완전히 담근 뒤 10분에서 1시간 정도 그대로 두는데, 울이나 니트처럼 민감한 소재는 30분 이상 담가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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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단계는 옷을 꺼낸 뒤 물기를 제거하는 과정인데, 이때 절대 손으로 비틀어 짜면 안 된다. 섬유가 부드러워진 상태에서 비틀면 오히려 더 손상되므로, 손으로 눌러가며 물기를 빼거나 마른 수건 위에 펼쳐놓고 돌돌 말아 흡수하는 방식이 안전하다.

깨끗한 물로 2-3회 헹궈 컨디셔너 잔여물을 제거한 뒤, 목 부분을 고정하고 아래쪽과 좌우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당기면서 원하는 크기로 형태를 잡는다.

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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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단계는 건조인데, 옷걸이에 걸면 중력 때문에 늘어나면서 형태가 무너지므로 건조대에 평평하게 눕혀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직사광선은 섬유를 경직시키고 변색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고, 완전히 건조된 뒤에는 접어서 서랍에 보관하는 것이 재수축을 막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인데, 처음부터 열에 민감한 섬유는 미지근한 물로 세탁하고 건조기는 저온 설정을 이용하며, 무게 있는 니트는 옷걸이 대신 접어서 보관해야 수축을 막을 수 있다.

줄어든 옷 복원은 컨디셔너의 양이온 계면활성제가 섬유 마찰을 줄여주는 원리를 활용한 방법이지만, 완전한 원상 복구는 어렵고 일부 크기만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미지근한 물에 담그고 형태를 조심스럽게 잡아 평평하게 건조하는 과정이 중요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처음부터 저온 세탁과 건조로 수축을 예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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