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잘 물리는 사람 특징과 치약 퇴치법, 말라리아 예방법까지 총정리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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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 모기덫 진짜 원리, 솔비톨 향에 모여드는 이유

병뚜껑치약
병뚜껑에 짠 치약 / 푸드레시피

여름밤의 불청객, 모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귓가에 맴도는 “윙-” 소리 하나에 단잠을 설치기 일쑤다. 그런데 유독 모기의 집중 공격을 받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바로 옆 사람은 멀쩡한 경우가 많다. 모기는 정말 사람을 가려서 무는 걸까?

그 과학적 이유와 함께, 최근 화제가 된 ‘치약 모기덫’의 진짜 원리를 파헤쳐 본다.

모기가 당신에게만 끌리는 과학적 이유

모기
붉은 반점이 올라온 다리 / 게티이미지뱅크

모기가 사냥감을 찾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바로 이산화탄소다. 모기는 수십 미터 밖에서도 사람이 내쉬는 숨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감지하고 그 방향으로 날아든다.

따라서 신진대사가 활발한 어린이나 임산부, 운동 직후의 사람, 술을 마신 사람처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경우 모기의 첫 번째 표적이 되기 쉽다.

여기에 체온땀 냄새가 더해지면 모기의 유혹은 더욱 강렬해진다. 모기는 따뜻한 체온을 선호하며, 땀에 섞여 나오는 젖산이나 암모니아 같은 화학물질의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다.

검은색, 남색처럼 어두운 계열의 옷이 열을 더 많이 흡수하고 배경과 뚜렷한 실루엣을 만들어 모기의 눈에 잘 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화제의 ‘치약 모기덫’, 효과의 진짜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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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틀에 놓은 치약을 짠 병뚜껑 / 푸드레시피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병뚜껑과 치약만으로 모기를 잡는 방법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병뚜껑 서너 개에 치약을 짜서 모기가 자주 드나드는 창틀이나 화장실 구석에 두기만 하면 된다.

이때 많은 정보들이 ‘치약 속 산화티탄(이산화티타늄) 성분이 빛과 반응해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모기를 유인한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과학적 근셔가 부족한 속설에 가깝다.

실제 모기를 유인하는 주된 요인은 치약에 감미료로 첨가된 솔비톨(Sorbitol)의 단내나 민트향일 가능성이 높다.

치약
세면대에 놓인 치약 / 푸드레시피

모기는 사람의 피뿐만 아니라 꽃의 꿀이나 수액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달콤한 향을 먹이로 착각하고 접근했다가 끈적끈적한 치약에 달라붙어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원리다.

따라서 이 방법은 넓은 공간보다는 욕실처럼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더 효과를 볼 수 있다.

유인해서 잡는 것보다 중요한 ‘예방 수칙’

방충망
방충망 / 게티이미지뱅크

모기덫과 같은 사후 처리도 도움이 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모기가 실내로 들어오거나 접근할 기회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가장 기본은 역시 냄새 관리다.

운동 후에는 즉시 샤워하여 땀을 씻어내고, 향이 강한 향수나 로션, 헤어스프레이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모기의 후각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방어도 필수다. 창문에는 꼼꼼히 방충망을 설치하고, 잠자리에 들 때는 모기장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기의 산란 장소를 없애는 것이다.

모기는 아주 적은 양의 고인 물에도 알을 낳는다. 3일만 지나도 유충인 장구벌레가 성충 모기로 자라날 수 있다. 따라서 화분 받침대, 베란다 배수구, 방치된 통 등 집 안팎에 고인 물이 없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단순 가려움 너머, ‘말라리아’를 의심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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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에 물려 붉어진 팔 / 게티이미지뱅크

대부분의 모기 물림은 가려움과 약간의 부기로 그치지만, 절대로 손톱으로 긁어서는 안 된다. 상처를 통한 2차 세균 감염의 위험이 크다.

물린 부위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냉찜질을 하거나, 약국에서 항히스타민 성분의 연고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물린 부위가 가라앉지 않고 진물이 나거나 심한 열감이 느껴진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오한을 동반한 고열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알레르기 반응이 아닌 말라리아 감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모기
모기 / 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6월 초 기준으로 이미 54명이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59%나 증가하는 등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가 매개하는 제3급 감염병으로, 즉각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모기에 물린 뒤 일반적인 증상을 넘어선 고열이나 심한 몸살 기운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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