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운엔 삼계탕보다 ‘이 음식’ 먹어보세요…젤라틴·항산화물질 가득한 ‘영양탕’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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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한마리 효능
40분 약불 끓이기가 맛과 영양의 핵심

닭한마리
닭한마리 / 게티이미지뱅크

‘닭 한마리’는 이름 그대로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맑은 육수에 넣어 즉석에서 끓여 먹는 한국의 전골 요리다. 이 음식은 단순한 국물 요리를 넘어, 최근 환절기 면역력 저하와 만성 피로 회복을 위한 ‘영양 수프’로 재평가받고 있다.

값비싼 보양식이나 영양제와 달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닭의 모든 영양소를 국물까지 남김없이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40분 가열에 담긴 영양 과학

닭한마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닭고기를 40분 이상 푹 끓이는 과정은 과학적인 영양 추출법이다. 닭 껍질과 연골, 뼈에 풍부한 ‘콜라겐’은 단백질의 일종으로, 장시간 가열 시 구조가 변형되어 수용성 ‘젤라틴’ 형태로 분해된다.

이 젤라틴은 소화 흡수가 용이하며 관절 건강과 피부 탄력 유지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물이 식었을 때 묵처럼 굳는 현상이 바로 이 젤라틴이 풍부하다는 증거다.

닭고기 살 자체는 소화가 잘되는 단백질의 보고이며, 특히 피로 회복 아미노산인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을 다량 함유한다.

이 두 아미노산은 체내에서 강력한 항산화 효소인 ‘글루타치온’의 생성을 촉진하는 핵심 재료다. 글루타치온은 간의 해독 작용을 도와 알코올 분해나 피로 누적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또한, 뼈와 살코기에서 우러나오는 ‘카르노신’ 성분도 주목할 만하다. 카르노신은 강력한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를 지녀, 감기 초기에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돕고 기관지 염증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닭고기 국물이 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은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다. 닭 단백질은 근육 회복 속도를 높여 운동 후 피로 해소에도 탁월하다.

삼계탕과 다른 ‘서민의 전골’

닭한마리
닭한마리 / 게티이미지뱅크

닭 한마리는 인삼, 대추, 찹쌀 등 약재를 넣어 끓이는 ‘삼계탕’과는 그 계보가 다르다. 삼계탕이 예로부터 복날에 먹는 전통적인 ‘보양식’ 개념이라면, 닭 한마리는 1970년대 서울 동대문 생선구이 골목에서 시작된 ‘전골’ 요리에 가깝다.

맑은 육수가 담긴 양푼에 닭을 끓이다가 떡, 감자, 대파를 넣고, 손님상에서 직접 끓여가며 먹는 방식은 식사 겸 안주로 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맑은 국물은 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하며, 인스턴트 조미료 없이도 깊은 맛을 낸다.

잡내 없이 깊은 맛 내는 비결

닭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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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주방장도 감탄하는 맛의 비결은 잡내 제거와 충분한 가열 시간에 있다. 닭은 내장과 꽁지 부분의 지방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통마늘, 대파 뿌리, 양파, 통후추, 생강 조각 등 향신 채소를 함께 넣고 끓여야 한다.

처음에는 센 불로 끓여 불순물을 걷어내고,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최소 40분 이상 푹 끓여야 뼈와 껍질의 영양소가 국물에 충분히 우러난다. 이때 청주나 소주 한 스푼을 넣으면 잡내를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다.

자연 보양식과 밀키트 시장

닭한마리 밀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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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한마리는 단순한 외식 메뉴를 넘어 ‘자연식 보양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환절기 면역력 저하를 느끼거나 감기 기운이 있는 이들에게, 값비싼 영양제나 한약보다 즉각적이고 부담 없는 대안이 된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최근에는 전문점의 맛과 구성을 그대로 재현한 ‘닭 한마리 밀키트’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외식 물가 부담 속에서 바쁜 현대인들이 가정에서도 손쉽게 건강과 맛을 챙기려는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다.

일교차가 큰 시기, 체력 저하가 느껴진다면 정성스럽게 끓인 닭 한마리탕 한 그릇으로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인공 조미료 없이 자연 재료만으로 완성된 이 ‘영양 수프’는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우는 최고의 한 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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