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뜨물, 비린내 잡고 감칠맛 더해
쌀뜨물 없을 땐 육수·우유도 대안

한정식 집에서 만나는 계란찜은 푸딩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하지만 집에서 만들면 달걀 비린내가 남거나 표면이 딱딱하게 굳어 식감이 거칠어지기 쉽다.
물 대신 ‘쌀뜨물’을 사용하고 조리법을 약간 바꾸는 것만으로도 전자레인지 5분 만에 전문점 수준의 계란찜을 완성할 수 있다.
쌀뜨물, 비린내 제거와 식감의 핵심

실패의 주된 원인은 달걀의 비린 맛을 잡지 못하는 ‘물’과 단백질의 과도한 응고다. 쌀뜨물은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 쌀뜨물에 녹아 있는 전분 입자와 미네랄 성분은 달걀의 ‘알부민’ 단백질이 열에 의해 급격하게 뭉치는 것을 방해한다.
이는 계란찜의 조직을 푸딩처럼 부드럽게 만드는 핵심 원리다. 또한 쌀뜨물은 쌀을 씻는 과정에서 나온 비타민 B1, B2 등이 녹아 있어, 이 고유의 구수한 맛이 달걀의 비린 향을 중화시키고 자연스러운 감칠맛을 더해준다.
실패 없는 전자레인지 ‘황금 비율’

부드러운 식감을 위한 재료의 황금 비율도 중요하다. 달걀 4개를 기준으로 쌀뜨물은 한 컵 반(약 300ml) 정도가 적당하다. 볼에 달걀과 쌀뜨물을 넣고, 감칠맛을 위해 다시다 반 스푼과 맛소금 반 스푼으로 간을 맞춘다.
모든 재료가 잘 섞이도록 1분가량 충분히 저어주는 것이 좋다. 이후 반드시 ‘체에 거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식감을 방해하는 달걀의 알끈(chalaza)이 제거되어, 입안에서 걸리는 것 없이 매끄러운 질감이 완성된다.
5분 완성, 가열과 뜸들이기

조리 용기는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다회용기나 깨끗이 씻은 배달 용기를 활용할 수 있다. 체에 거른 달걀물을 용기에 붓고, 뚜껑을 살짝 비스듬히 덮어 증기가 빠져나갈 공간을 만든다.
이 상태로 전자레인지에서 5분간 가열한다. 용기 크기나 전자레인지 출력에 따라 익는 속도가 다르므로, 3분 정도 지났을 때 한 번 꺼내 젓가락으로 저어주면 더욱 균일하게 익힐 수 있다.
5분 후, 계란찜을 꺼내 참기름 한 스푼이나 잘게 썬 대파, 명란 등의 고명을 올린다. 마지막 단계가 중요하다. 고명을 올린 뒤에는 뚜껑을 ‘완전히 닫고’ 30초간 추가로 가열한다. 이는 내부 증기로 ‘뜸’을 들이는 과정으로, 계란찜 중심부까지 촉촉하게 익히고 고명의 향이 배어들게 하는 비결이다.
맛을 더하는 대체 재료

만약 쌀뜨물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멸치 다시마 육수나 우유를 사용해도 좋다. 멸치 육수는 감칠맛을 극대화해 한층 더 깊은 맛을 낸다. 우유를 사용하면 식감이 더욱 부드럽고 고소해져 아이들 반찬으로도 적합하다.
간을 맞출 때도 맛소금이나 다시다 대신 새우젓이나 액젓을 활용하면 전통적인 계란찜의 풍미를 살릴 수 있다. 새우젓을 사용할 경우, 자체의 짠맛이 강하므로 맛소금의 양을 줄여야 한다.
한정식 집 계란찜의 핵심 비결은 ‘쌀뜨물’의 활용, ‘체에 거르기’의 정성, 그리고 ‘뜸들이기’의 디테일에 있다.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비린내 없고 속까지 촉촉한 ‘푸딩 계란찜’을 저녁 식탁에 쉽게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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