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약해졌다고 방심 금물…피부과 전문의가 경고한 ‘가을 자외선 함정’

by 김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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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자외선 90%는 노화 유발 UV-A
PA+++ 제품, 보습까지 고려해 선택

가을 자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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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와 UV-B로 나뉜다. UV-B는 피부 표면에 작용해 화상을 입히고, UV-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노화를 일으킨다.

10월, 11월의 가을 날씨는 이 UV-B의 양은 현저히 줄어드는 반면, 노화의 주범인 UV-A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시기다. 많은 사람이 선크림을 여름철 전용 제품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가을철에도 꼼꼼한 자외선 차단이 필요하다.

피부 화상 없이 노화만 촉진되는 ‘가을 자외선’

가을 자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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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볕을 ‘부드럽다’고 느끼는 것은 UV-B의 감소 때문이다. 피부를 붉게 만들고 통증을 유발하는 UV-B가 줄어드니 자외선 자체가 약해졌다고 방심하기 쉽다. 하지만 피부 노화, 즉 주름과 기미, 탄력 저하를 유발하는 UV-A는 여름철과 비교해 그 양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UV-A는 파장이 길어 피부 진피층까지 도달해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를 파괴한다. 결과적으로 가을은 피부 화상의 위험 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광노화(Photoaging)’만 가속화될 수 있는 위험한 계절이다.

건조한 날씨, 무너진 피부 장벽

자외선 차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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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의 낮은 습도와 큰 일교차는 피부 건강에 또 다른 변수다. 건조한 공기는 피부 표면의 수분을 지속해서 빼앗아간다. 이로 인해 피부를 보호하는 지질 장벽(Lipid barrier)이 약해지고 각질층이 불안정해진다.

이렇게 방어력이 무너진 상태에서 UV-A에 노출되면, 건강한 피부일 때보다 자외선이 더 깊고 치명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여름 내내 이어진 자외선 노출로 피로가 누적된 피부 상태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안심은 금물

모니터 블루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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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은 외출 시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흔히 형광등이나 모니터의 블루라이트 때문에 실내에서도 선크림을 발라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직접적인 위협은 창문을 통과하는 UV-A다. UV-B는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지만, 파장이 긴 UV-A는 창문을 그대로 투과해 실내 깊숙이 들어온다.

창가 자리에 앉아 일하거나 운전할 때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실내에서도 UV-A 차단(PA 지수)이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사용법과 제품 선택

자외선 차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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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는 양과 사용법에 달려있다. 양은 얼굴 기준으로 500원 동전 크기, 또는 손가락 두 마디를 채우는 정도가 권장 정량이다. 너무 적게 바르면 제품에 표기된 차단 지수(SPF/PA)만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바를 때는 이마, 코, 양 볼, 턱에 나누어 올린 뒤 부드럽게 펴 바른다. 콧망울, 눈가, 목, 귀 뒤 등 놓치기 쉬운 부위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또한 가을철에는 보습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피부가 건조하다면 크림 제형을, 지성 피부라면 번들거림이 적은 에멀전이나 플루이드 타입을 선택해 자외선과 건조함을 동시에 방어해야 한다.

피부 노화를 늦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1년 365일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습관이다. 햇빛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가을은 자칫 방심하기 쉬운 시기지만, 피부 속 노화는 여름보다 더 조용하고 깊게 진행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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