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는 밀폐용기 전자레인지에 넣어보세요…온 가족이 어떻게 했냐고 계속 물어봅니다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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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용기 냄새, 베이킹소다 하나로 없애는 법
세제로 안 지워지는 이유가 따로 있다

밀폐용기 설거지
플라스틱 밀폐용기 세척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아무리 씻어도 김치 냄새, 생선 냄새가 남는다고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세제 양을 늘려도, 뜨거운 물로 헹궈도 효과가 없다. 문제는 세제가 약한 게 아니라 플라스틱의 특성에 있다.

밀폐용기에 주로 쓰이는 PP(폴리프로필렌)·PE(폴리에틸렌)는 비극성 소수성 고분자다. 지방이나 오일 역시 비극성이어서 플라스틱과 친화성이 높고, 수성 세제만으로는 제거가 어렵다. 게다가 사용할수록 표면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생기면서 기름과 냄새 분자가 더 깊이 파고든다.

핵심은 냄새의 화학적 성질에 맞는 처리제를 쓰는 것이다.

냄새 종류에 따라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구분한다

베이킹소다와 구연산
베이킹소다와 구연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같은 냄새처럼 보여도 화학적 성질이 다르다. 김치·된장 등 발효식품의 냄새는 젖산·아세트산 같은 산성 성분이 주를 이루는데, 이때는 pH 약 8.3의 약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가 효과적이다.

반면 생선·비린내의 주성분은 트리메틸아민(TMA)으로, 염기성 물질이기 때문에 pH 약 2.2의 산성인 구연산을 써야 한다. 구연산은 TMA와 반응해 비휘발성 염을 형성하면서 냄새 자체를 억제한다.

단,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함께 쓰면 산·염기 중화반응이 일어나 두 성분의 효과가 모두 상쇄되므로, 반드시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

전자레인지 스팀이 효과를 높이는 이유

밀폐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는 모습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베이킹소다나 구연산을 섞어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용기에 베이킹소다(또는 구연산) 1스푼과 물을 절반 정도 채운 뒤, 뚜껑을 열고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가열이 끝나면 바로 뚜껑을 닫아 수증기를 밀폐 공간 안에 가두는데, 이 과정이 핵심이다. 뜨거운 스팀이 용기 내벽에 오래 접촉할수록 냄새 분자와 처리제의 반응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대로 2시간 이상 방치한 뒤 평소처럼 설거지하면 된다. 단, 전자레인지 사용 전에 용기 바닥의 삼각형 숫자를 확인하는 게 좋다. 5번(PP)은 일반적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6번(PS)은 내열온도가 낮아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안 된다.

햇볕 건조로 마무리하는 이유

밀폐용기 건조
세척 된 플라스틱 용기를 건조한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설거지 후에는 햇볕이 드는 곳에서 건조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햇볕의 자외선이 냄새를 파괴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지표에 도달하는 UV-A·UV-B의 유기물 분해력은 크지 않다. 햇볕 건조의 주된 효과는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면서 잔류 냄새 분자의 휘발을 촉진하는 것이다.

용기 안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냄새가 다시 배기 쉽기 때문에, 건조는 생략하지 않는 게 좋다. 위의 과정을 2-3회 반복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스크래치가 심하거나 변색이 진행된 것일 수 있으므로 교체를 고려할 때다.

밀폐 용기
밀폐 용기 /게티이미지뱅크

밀폐용기의 냄새 문제는 세제의 양이 아니라 냄새의 성질에 맞는 처리제를 선택하는 데 달려 있다. 발효식품엔 베이킹소다, 생선엔 구연산이라는 단순한 구분만 알아도 결과가 달라진다.

두 가지 모두 주방에 늘 있는 재료다. 냄새가 밴 용기를 버리기 전에 한 번만 시도해 보면, 새 용기를 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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