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쌀 냄새 난다고 절대 버리지 마세요…주방에 있는 ‘이 두 가지’만 넣으면 햅쌀처럼 변합니다

by 허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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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 5mL로 묵은쌀 냄새 잡는 법
햅쌀 식감 만드는 3단계

묵은쌀
묵은쌀 / 게티이미지뱅크

쌀을 한 포대 사서 몇 달간 보관하다 보면 묵은내가 나고 밥이 푸석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다. 도정 후 쌀 표면의 미량 지방이 공기와 만나 산화되면서 헥사날 같은 알데하이드 계열 휘발성 물질이 생기고, 동시에 쌀알 내부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특유의 묵은내와 퍼석한 식감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도정 후 2주 전후부터 산패가 시작될 수 있고, 여름철에는 15일 이내 소비가 권장된다. 하지만 집에 남은 묵은쌀을 버리기는 아깝다. 식초·식용유·찬물을 활용하면 묵은쌀 특유의 냄새와 푸석함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조리 팁이 주목받고 있다.

헥사날 냄새 줄이는 식초 5mL

묵은쌀 냄새 제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묵은쌀의 불쾌한 냄새는 지방산이 분해되면서 생성된 헥사날 같은 알데하이드 계열 물질 때문이다. 백미 100g에는 지방이 약 0.5~1g 정도 들어있는데, 이 미량의 지방이 산소와 만나면 산패 반응이 일어나 휘발성 냄새 물질로 변하게 된다.

밥물에 식초를 약 5mL(티스푼 1개) 정도 넣으면 묵은쌀 특유의 냄새가 줄어드는 사례가 보고된다. 식초의 초산 성분이 휘발성 물질과 반응하거나 향을 가리는 마스킹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는 생활 요령 수준이며 정량적 효과 검증 연구는 제한적이다.

다만 가열 과정에서 초산 성분이 상당 부분 날아가기 때문에 밥의 신맛 변화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3~4인분 기준으로 5mL를 넣되, 개인 취향에 따라 양을 조절하는 게 좋다.

식용유 5mL로 윤기 만들고, 찬물로 천천히 가열

묵은쌀 밥 짓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묵은쌀은 수분이 빠져 푸석한 식감을 보인다. 이때 밥물에 식용유를 약 5mL 정도 넣으면 쌀알 표면에 얇은 유막이 형성되면서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윤기를 더해준다는 게 국립식량과학원의 설명이다.

포도씨유나 카놀라유처럼 향이 적은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참기름이나 들기름처럼 향이 강한 기름은 밥 풍미를 바꿀 수 있어 피하는 편이다.

밥 짓기
밥 짓기 / 게티이미지뱅크

찬물로 밥을 지으면 끓는점에 도달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분 분해와 관련된 조건이 달라져 단맛 차이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쌀에 포함된 아밀라아제 효소는 30~40도 전후에서 활성이 높은데, 뜨거운 물로 시작하면 효소가 작용하기 전에 전분이 호화되면서 단맛 형성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개념적 설명이다. 이 덕분에 찬물 취사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효과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4도 냉장 보관 시 산패 속도 감소

쌀 보관
쌀 보관 / 게티이미지뱅크

묵은쌀을 애초에 만들지 않으려면 구입 후 보관 방식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쌀을 4도 냉장 보관할 경우 15도나 25도 상온 보관보다 지방산 산패 속도와 품질 저하가 현저히 느려진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 1개월 이내 품질을 유지할 수 있고, 여름철에는 15일 이내, 봄·가을에는 20~25일 이내 소비가 권장된다.

좋은 쌀을 고를 때는 도정일이 최근인지 확인하고, 포장 내부에 곰팡이나 해충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쌀알 크기가 균일하고 깨진 쌀이나 이물질이 적으며, 색이 지나치게 누렇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실온 보관 시에는 직사광선이 없는 서늘한 곳에 밀폐 용기를 두되, 여름철에는 상온 보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안전하다.

세척·불림·저온 보관 조합

쌀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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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쌀로 밥을 지을 때는 첫 물을 빨리 버리고 3~5회 세척한 뒤 20~30분 정도 불리면 수분 흡수가 개선되어 식감이 좋아진다. 밥물에 식초와 식용유를 소량 넣고 찬물로 천천히 가열하면 묵은쌀 특유의 냄새와 푸석함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쌀은 곡류 알레르기 빈도가 낮은 편이지만 개별 과민 반응이 있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고, 과다섭취는 열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개인 필요량에 맞춰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좋다. 저온·밀폐 보관과 조리법 조합으로 묵은쌀 발생 속도를 늦추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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